끊어진 인연의 침묵

라지엘

광야는 우리 주위로 끝없이 펼쳐져 있다. 얽히고설킨 나뭇가지와 움직이는 그림자로 가득 찬, 마치 그 땅에 속삭인 모든 비밀을 기억하는 듯한 버려진 땅이다. 캐시안은 몇 걸음 앞서가며, 자신의 두개골 안에서 너무 크게 생각하는 사람처럼 날카롭고 불안한 정밀함으로 지평선을 스캔하고 있다. 동시에 나는 그림자를 발밑에 펼치며 공기를 맛보고, 갈비뼈 아래에서 조용하고 일정한 맥박처럼 결속을 당겨야 할 소녀의 희미한 흔적을 찾고 있다. 그녀는 여기에 있어야 한다. 희미하고, 멀고, 긴장된 상태일지라도 존재해야 한다. 그런데 결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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